우리는 종종 '완벽함'을 목표로 숨 가쁘게 달립니다. 흠잡을 곳 없이 꽉 채워진 결과물, 빈틈없이 계획된 일상은 때로는 성취감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나치게 완벽한 대상 앞에서는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선뜻 다가가기 힘든 거리감이 느껴지곤 합니다. 마치 잘 다듬어진 얼음 조각처럼, 아름답지만 차가워서 섣불리 손을 내밀었다가는 깨뜨릴 것만 같은 긴장감을 주는 것입니다. 진정한 매력과 소통은 빽빽하게 들어찬 공간보다는 오히려 비어있는 틈, 즉 '여백'에서 시작됩니다.
동양화의 화폭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림의 절반 이상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여백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가는 붓을 들지 않은 그 빈 공간에 바람이 지나갈 길을 트고, 구름이 머물다 갈 자리를 마련해 둡니다. 놀라운 것은 그림 속에 없는 그 빈 공간이 오히려 그림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감상자의 상상력이 개입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장이 된다는 점입니다. 완벽하게 그려 넣은 그림보다, 비워둠으로써 완성되는 그림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치입니다.
삶의 이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숨 쉴 틈 없는 완벽함보다는 약간의 허술함이 더 사람 냄새를 풍기고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굳이 나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포장하여 보여주려 애쓰기보다, 때로는 나의 부족함이나 빈틈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상대방이 다가올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깊은 친밀감을 나누는 '깍지'를 낄 때를 상상해 보세요. 열 손가락을 빈틈없이 꽉 맞물리려 하면 오히려 손은 어색하게 겉돌고 깍지가 끼워지지 않습니다. 다섯 손가락이 서로 약간의 간격을 두고 벌어져야, 그 틈으로 상대방의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파고들어와 비로소 단단한 결속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완벽함을 향한 강박을 조금 내려놓고, 삶에 기분 좋은 여백을 허락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 여백은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타인과의 따뜻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부드러운 숨구멍이 되어줄 것입니다. 꽉 채우려 애쓰기보다 비워냄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삶의 아름다운 여백의 미를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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