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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7일 금요일

임진강 너머 고향을 그리던 부모님의 발자취, 교동 망향대에서의 추억 여행

 




1. 서론: 임진강 너머 닿지 못하는 그리움의 성지

강화도 북서쪽 끝, 바다라기엔 너무나 좁고 강이라기엔 거대한 물줄기 너머로 북녘땅이 아스라이 보이는 곳. 바로 교동도에 위치한 교동 망향대입니다. 이곳은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품은 채,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북녘을 향해 하염없이 눈물을 훔치던 곳입니다.

화창한 날이면 황해도 연백평야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지만, 절대 건널 수 없는 그 거리 앞에서 수많은 이들이 가슴을 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오늘, 우리 부부는 바로 그 망향대에 올랐습니다. 굽이치는 임진강 자락을 스쳐 가는 바람 속에서, 오래전부터 가슴 깊이 품어왔던 무거운 발걸음을 드디어 내디뎠습니다.

2. 본론 1: 6·25의 상처, 황해도에서 내려온 부모님의 흔적

아내의 부모님은 6·25 전쟁 당시 황해도에서 피난 남하하신 실향민이었습니다. 총칼이 오가는 혼란 속에서 살기 위해 몸만 빠져나왔던 그 시절, 잠시 피난 오면 곧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건만, 그 '잠시'는 수십 년이 흘러 평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생전에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볼 때도,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명절에도, 한 해를 쓸쓸히 마감하는 연말에도 늘 교동도를 찾으셨다고 합니다. 비록 고향 땅을 직접 밟지는 못할망정, 북녘이 가장 잘 보이는 이 망향대에 서서 북쪽을 향해 술 한잔을 올리고 세배를 드리며 설움을 달래셨던 두 분. 그 시절 부모님에게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두고 온 고향과 부모 형제를 만나는 유일한 영혼의 통로이자 안식처였습니다.

3. 본론 2: 처음 마주한 망향대, 그리고 붉어진 눈시울

부모님이 그렇게도 자주 찾았건만, 정작 자식인 우리 부부는 평생을 살아오면서 어쩌면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그 아픔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이토록 가까운 교동 망향대를 직접 찾아올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이제 두 분 모두 이 세상 분이 아니십니다. 고인이 되신 부모님의 발자취를 뒤늦게 더듬어 비로소 처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망향대 매점 앞, 나란히 세워진 낡은 의자와 빛바랜 안내판 사이로 스쳐 가는 가을바람 속에서 아내는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부모님이 서서 눈물을 삼키셨을 그 난간가에 다가가 조용히 북녘 하늘을 응시하는 아내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집니다.

"엄마, 아빠가 매번 명절마다 왜 이 먼 길을 찾아와 하염없이 서 계셨는지… 이제야 비로소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키듯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눈물을 참아내는 아내의 뒷모습에서, 씻을 수 없는 실향의 아픔과 뼛속 깊이 사무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조차도 마음 한구석이 아려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끝이 떨려왔습니다.

4. 결론: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남겨진 이들의 숙제

분단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비극은 평범한 한 가족의 삶을 이토록 깊게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세대가 바뀌고 망향대 주변의 풍경은 조금씩 변해갔지만, 이곳에 스민 그리움과 눈물의 무게만큼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찾아온 교동 망향대. 그곳에서 우리는 부모님이 남겨주신 가슴 저린 사연과 마주했고, 아내의 붉어진 눈시울을 통해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그리움의 실체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임진강 너머, 바람결에 실려 오는 듯한 고향의 이름. 이제는 고인이 되신 두 분의 영혼이 비록 육신은 닿지 못했을지라도, 마음만큼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황해도 고향집 따스한 안방에 이미 가닿았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오늘 우리는 망향대에서 부모님의 그리움을 확인했고, 그 눈물마저 우리의 소중한 유산으로 가슴에 품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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