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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9일 목요일

전쟁과 낭만의 이중주: 테헤란, 공포에서 환희로의 3,500자 기록

 


서론: 두바이발 테헤란행, 침묵의 비행기 위에서

2차 걸프전의 전운이 페르시아만 상공을 뒤덮고 있던 200X년, 나는 테헤란으로 향하는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사업이라는 명분은 출장의 당위성이었으나, 마음 한구석에는 짙은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두바이 공항에서 이란 항공사(Iran Air)의 작은 비행기로 갈아타자, 기내의 공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비행기 안에는 놀랍게도 우리 세 사람뿐이었다. 나, 그리고 함께 출장길에 오른 부하 직원 둘. 창밖으로 보이는 페르시아만 너머, 전쟁의 불길이 곧 닥쳐올 이란의 어둠이 두려움처럼 다가왔다. 텅 빈 기내를 채우는 것은 엔진 소리와 우리의 무거운 침묵뿐이었다. 승무원들의 무표정한 얼굴조차 공포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아내에게 국제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는 이란의 긴박한 상황을 접하고 있었다.

"제발 가지 마. 회사에 이야기해서 그만두면 되잖아. 아니면 내가 위약금 다 물어줄게. 당신 잘못되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

아내의 울음 섞인 애원은 나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가장의 책임감과 사업가의 본분 사이에서, 나는 깊은 고뇌에 빠졌다. 그러나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애써 괜찮을 거라며,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약속 아닌 약속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후에도 아내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차라리 회사를 그만두라고...' 그 말은 비행 내내 내 가슴을 짓누르는 거대한 바위였다.


본론 1: 테헤란 상공의 공포, 그리고 지옥문이 열리다

비행기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접근하자, 기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착륙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테헤란 상공에 군사 작전이 진행 중입니다. 창밖을 봐주십시오."

안내 방송이 끝나기 무섭게 비행기는 급강하를 시작했고, 창밖으로는 지옥문이 열린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테헤란 상공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예광탄과 지대공 미사일의 섬광, 그리고 곳곳에서 거대한 화염과 함께 '꽝꽝' 울려 퍼지는 포탄 터지는 소리는 기체를 심하게 흔들었다.

좌석 벨트를 꽉 움켜쥔 우리의 손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우리는 그저 나약한 존재에 불과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가까워질수록 폭음은 더욱 요란해졌고,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승객들의 비명 소리, 아이들의 울음 소리, 그리고 기도하는 소리가 뒤섞였다.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가?"

죽음의 공포가 온몸을 휘감았다. 비행기가 거친 충격과 함께 활주로에 닿았을 때,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지옥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에 불과했다.


본론 2: 대궐 같은 저택의 이중성, 환희와 케밥의 향연

공항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테헤란 시내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창밖으로는 끊임없이 포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불타고 있었다. 전쟁의 참상은 거리 곳곳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택시 기사는 시종일관 침묵을 지켰고, 그의 표정에는 전쟁에 대한 무력감과 공포가 읽혔다.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자, 우리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우리가 방문한 테헤란 대리점은 겉보기와는 달리, 거대한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대궐 같은 저택이었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금 전까지 우리가 겪었던 전쟁의 공포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저택 내부는 페르시아의 전통 양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감돌았다. 대리점 사장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하며, 전쟁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저택의 넓은 거실에서는 이미 성대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페르시아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의 가무가 흥을 돋웠고, 테이블 위에는 산해진미가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참숯에 구워낸 케밥이었다.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운 양고기 케밥과 향긋한 샤프란 라이스는 테헤란의 지옥 같은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마법 같은 음식이었다.

술잔이 오가고, 음악 소리가 높아질수록 전쟁의 포성은 아스라이 멀어져 갔다. 대리점 직원들은 전쟁 중에도 꿋꿋하게 삶을 즐기고 있었고, 그들의 강인한 생명력은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것이 이란의 진정한 모습인가? 공포와 환희가 공존하는 모순의 땅."

우리는 대리점 사람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깊은 교감을 나누었다. 대궐 같은 저택은 전쟁이라는 외부 세계로부터 격리된, 환희와 케밥으로 가득 찬 작은 천국이었다.


결론: 전쟁과 평화의 경계선 위에서 얻은 삶의 교훈

테헤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두바이에서 테헤란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공포, 테헤란 상공에서 마주한 지옥 같은 현실, 그리고 대궐 같은 저택에서 경험한 환희와 케밥의 향연. 이 모든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고도 모순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가장 잔인한 폭력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인간은 꿋꿋이 삶을 이어가고, 환희와 낭만을 찾아낸다. 테헤란 대리점의 대궐 같은 저택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본능적인 생명력과 삶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렬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나는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아내는 안도감과 기쁨이 섞인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녀에게 테헤란에서 경험한 전쟁과 환희의 이중주에 대해 이야기해주었고, 그녀는 나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번 테헤란 출장은 내게 삶의 소중함과 전쟁의 참상, 그리고 인간의 강인함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피어난 환희와 케밥의 향연은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으로 가슴속에 간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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