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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9일 수요일

말의 무게보다 깊은 경청의 잔향 — 내 입을 닫고 마음을 얻는 지혜

 



세월이 묵어갈수록 입은 가벼워지기 쉽고 귀는 아득해지곤 합니다. 인생의 환갑을 지나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살아온 경험과 지혜가 쌓여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다 겪어본 일’이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가장 큰 우를 범하곤 합니다. 상대방의 사정과 속내를 다 들어보지도 않은 채 나의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하는 일 말입니다.

얼마 전 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오래된 친구 하나가 약속 시간에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났습니다. 다들 수다를 떨며 기다리긴 했지만, 몇몇 친구들은 오자마자 "너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시간 개념이 없냐", "사람들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면 어떡하냐"며 핀잔을 쏟아냈습니다. 정작 그 친구는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친구는 모임에 오는 길에 길에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하고 119가 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다 늦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왜 그 친구의 사정을 먼저 물어보지 않았을까요? 내 시간의 소중함만 생각했을 뿐, 상대방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을지 한 번쯤 뒤집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기도 전에 섣불리 던진 비난은, 나중에 진실이 밝혀졌을 때 주워담을 수 없는 깊은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돌아옵니다.

동양의 고전에도 ‘이비일구(二耳一口)’라는 말이 있습니다.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하나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들키는 말은 적게 하고, 듣는 것을 두 배로 하라는 조물주의 지혜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내 주장을 펼치고 남을 설득하는 것이 능력처럼 느껴졌지만, 인생의 이 모퉁이에 서서 돌아보니 참된 지혜는 말을 많이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깊이 들어주는 데 있었습니다.

듣는 것이 먼저입니다. 상대가 입을 열 때 내 생각과 판단을 잠시 내려놓고, 그 사람의 마음자리에 들어가 앉아보는 것. 그것이 바로 역지사지의 첫걸음입니다. 비난은 조급함에서 나오고, 이해는 경청에서 옵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내 입을 잠시 쉬게 하고 귀를 쫑긋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따뜻한 경청 한 자락이 말 한마디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으로 상대의 마음을 녹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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