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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0일 화요일

대모산(大母山) 산행기: 자연과 역사가 숨 쉬는 고즈넉한 숲길

 


이번 주 월요일에는 수서역 6번 출구에서 만나 대모산으로 향했다. 다섯 시간이 넘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지만, 서로 이끌어주며 완주를 해내고 나니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밀려왔다. 초보인 나를 끝까지 배려해 준 베테랑 친구들 덕분에, 숲길을 걷는 내내 자연의 호흡과 함께 진정한 동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1. 대모산의 유래와 왕릉의 역사

대모산은 높이 293m의 아담한 산으로, 예로부터 산 모양이 늙은 할미와 같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었습니다. 그러다 조선 시대 태종의 헌릉을 모신 후 어명으로 현재의 이름인 '대모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대모산 남쪽과 동쪽 기슭은 오래전부터 풍수지리상 명당이자 왕릉 터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조선 초기의 태종 헌릉과 세종 영릉(이후 여주로 이전), 광평대군 묘역이 자리 잡았고, 조선 후기에는 순조의 인릉까지 들어서며 역사의 자취를 깊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2. 태종 헌릉 신도비에 기록된 산세

태종의 헌릉 신도비에는 대모산의 장엄한 산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흥미로운 기록이 전해집니다. '장백산(백두산)으로부터 내려와 남쪽으로 수천 리를 넘어 상주 속리산에 이르고, 여기서 꺾여 북서쪽으로 또 수백 리를 달려 과천 청계산에 이르며, 또 꺾여 북동으로 달려 한강을 등지고 멈추었다'라는 대목입니다. 거대한 백두대간의 정기가 굽이쳐 흘러 서울 남쪽의 명산들을 거쳐 한강을 앞세우고 우뚝 멈춰 선 곳이 바로 이곳 대모산이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3. 숲의 품에 안긴 사찰과 자연학습장



등산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아늑하게 자리한 불국사(약사절)를 만나게 됩니다.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산행길 곳곳에는 수질 좋은 약수터가 시원한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 줍니다. 또한 산 입구 쪽에는 각종 희귀 나무와 야생화들이 정성껏 가꿔진 자연 학습장이 마련되어 있어, 자연을 관찰하고 배우며 걷는 발걸음에 다채로운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4. 인근 명산과의 이어지는 능선

대모산[293m]은 이웃한 구룡산[306m]과 함께 동서 방향으로 아름다운 산세를 뽐내며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계를 이룹니다. 대모산의 부드러운 줄기는 내곡동 고개를 거쳐 인릉산[326.5m]과 웅장한 청계산[618m]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산과 산이 서로 손을 맞잡듯 끝없이 펼쳐지는 서울 근교 산들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5. 산행의 훈훈한 마무리, 청계산 옛골에서의 저녁


대모산의 오솔길을 따라 숲의 기운을 듬뿍 마시며 가벼운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하산길의 든든한 마무리로 청계산 옛골로 향합니다. 아늑한 산자락 아래 정겨운 식당들이 모여 있는 옛골에서 따뜻한 음식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며 저녁을 함께 나누는 것은 그야말로 산행의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맛있는 여유까지 가득 채운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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